30살, 충격의 원형탈모 진단
서른 살이 되던 해 아침, 머리를 감다가 이상한 느낌이 들었어요. 손끝에 닿는 두피의 감촉이 낯설었거든요. 거울로 확인해보니 동전만 한 크기의 빈 공간이 훤히 보였어요. 며칠 지나지 않아 다른 부위에서도 비슷한 증상이 나타났고, 병원에서 악성 원형탈모 진단을 받았어요.
탈모는 단순한 외모 문제가 아니더라고요. 자신감이 무너지고 사람들 앞에 서는 것조차 부담스러워졌어요. 하지만 포기할 수는 없었죠.
원형탈모 원인, 스트레스였어요
병원에서 의사 선생님은 원형탈모의 주된 원인으로 자가면역 반응과 스트레스를 설명해주셨어요. 돌이켜보니 회사 프로젝트 때문에 야근이 이어지고, 개인적인 고민까지 겹쳐서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고 있던 시기였어요.
특히 제 경우는 탈모가 여러 부위에서 동시에 나타나서 '악성'이라는 진단을 받았지만, "적절한 치료와 관리로 충분히 회복할 수 있다"는 희망적인 말씀을 들었어요.
국소 스테로이드 주사 치료 경험
첫 번째 치료는 국소 스테로이드 주사였어요. 탈모 부위에 직접 약물을 주입해서 염증을 억제하고 모낭을 깨우는 방법이에요. 처음에는 무섭기도 했지만, 실제로는 생각보다 견딜 만했어요.
바늘이 두피에 들어갈 때 짧은 자극이 있었고, 시술 후 해당 부위가 약간 붉어지고 욱신거렸어요. 하지만 하루 정도 지나면 금방 가라앉더라고요. 몇 주 간격으로 여러 번 받으면서 확산되던 탈모가 멈추고 점차 안정되는 걸 느낄 수 있었어요.
머리카락이 다시 자라기 시작한 건 아니었어요. 말 그대로 커지는 게 멈췄다는 의미였죠.
베트남에서 만난 미녹시딜
베트남 여행에서 우연히 미녹시딜을 구하게 되었어요. 하루 두 번 탈모 부위에 직접 발랐는데, 몇 주 후 가늘고 부드러운 솜털 같은 머리카락이 자라는 게 보였어요.
그 작은 변화가 정말 큰 희망이 되었어요. "아, 정말 나을 수 있구나" 하는 확신을 갖게 되었거든요. 비록 아직 정상적인 머리카락은 아니었지만, 분명한 회복의 신호였어요.
스트레스 관리가 핵심이에요
약물 치료만큼 중요했던 건 스트레스 관리였어요. 극단적인 방법이긴 했지만, 저는 퇴사를 하고 세계여행을 시작했어요. 일상에서 완전히 벗어나 마음을 환기시키기 위해서였죠.
몸을 바쁘게 움직였어요. 그동안 일을 하면서 가보지 못했던, 가보고 싶었던 곳을 구석구석 누볐어요.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캄보디아, 베트남, 라오스, 태국 등 동남아 국가들을 돌아다녔죠.
물론 모든 분이 이렇게 할 수는 없겠지만, 어려운 상황이라면 주말에라도 가보고 싶었던 곳, 마음의 안정을 줄 수 있는 곳을 찾아 여행을 떠나보시길 추천해요.
서서히 나타난 회복의 신호들
저는 미녹시딜을 바르며 다닌 지 2개월 정도 만에 눈에 띄는 변화가 나타났어요. 기존에도 솜털 같은 머리카락이 조금씩 자라기는 했는데, 이 머리카락들이 조금씩 굵어지고 진해졌어요. 확실히 회복되고 있다는 걸 느꼈죠.
제 탈모가 시작된 건 2025년 3월 초예요. 이후 3~4개월 정도는 탈모가 더 커지고, 5~6개월 차부터는 머리카락이라고 부를 수 있는 것들이 나기 시작했어요.
같은 고민을 가진 분들께
원형탈모는 절대 혼자 끙끙 앓을 문제가 아니에요. 부끄러워서 숨긴다고 해결되지 않더라고요. 요즘 저는 오히려 먼저 당당하게 밝혀요. 일을 열심히 했고, 그래서 원형탈모가 생겼다고 말이에요.
이게 가끔은 "나는 맡은 일에 최선을 다하고 끝까지 책임지려는 사람이다"라는 걸 어필해주기도 해요. 국소 스테로이드 주사나 미녹시딜 같은 치료법보다 더 중요한 건 스트레스 관리라고 생각해요. 충분한 휴식과 자신을 돌아보는 시간을 갖는 게 핵심이에요.
30대 여러분, 우리 몸은 생각보다 강해요. 적절한 도움을 받으면 스스로 치유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해요. 치료 과정은 다소 부끄럽고 치료 기간도 생각보다 길 수 있어요.
저는 500원짜리 동전 모양보다 훨씬 큰 악성 탈모라서 치료 기간이 더 길었던 것 같아요. 6개월 만에 머리카락이 자란다는 기분을 느꼈으니까요. 그래도 꾸준히 관리하고 노력하면 분명히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고 생각해요.
탈모가 모두 치료되면 완치 후기를 가지고 다시 돌아오겠어요. 전국 300만 탈모인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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